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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_개발_기획2008/05/31 18:40
제가 게임기획과 관련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항상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 옛날 관련 서적을 뒤지다 찾은 문장 중에
"게임은 5%의 신선함으로 명작이 된다" 라는 식의 구절이(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있었드랬죠.
한 마디로 말해서, 기존의 좋은 아이디어들을 답습하는 것이
그렇게 욕먹어야 마땅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지금 활약하시는 개발자 분들 께서도 같은 생각이실거라 보고요.
5%의 미학이라는 문장을 설명하는데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만일 참신함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시드마이어(문명, 알파센타우리 등으로 유명하죠...)가 지금까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롭고 참신한 게임을 만들었다고 칩시다. 하지만 그 게임은 절대 상업적인 성공을 할 수는 없어요. 왜냐면, 지금의 유저들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인터페이스와 게임 구동 메커니즘, 플레이 방법 등에서 완전한 이질감을 느끼고 한 순간의 욕구를 못 이겨 Alt + F4를 누를테니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참신함이란 단지 유저들이 익숙한 화면과 인터페이스 속에서 '오 이거 좀 새로운데' 라는 식으로 생각될 만큼, 즉 '5%' 밖에 필요치 않은겁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이유는, 제가 Job System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와중에 자꾸만 떠오르던 고전 명작들의 향취를 부정하려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1. Title type. (타이틀로써 직업군을 구분하는 형태)

  이런 형식의 게임이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전대미문의 명작 '울티마 온라인' 되겠습니다. 스킬이 일정한 수치까지 성장하면 그에 맞는 직업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추가되는 효과는 없고, 단지 눈에 보이는 텍스트만 달라질 뿐이죠. 울티마 온라인은 스킬이 캐릭터의 전부라고 봐도 다르지 않았고, 또 그런 스킬들을 성장시키는 방법 자체가 '노가다' 뿐이었으니까요. 말이 노가다지 사실은 계속 사용하다 보면 스킬 수치가 올라가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런 식입니다. 현실적일진 모르지만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모험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게임' 이니, 조금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 방식은 스킬과 직업의 상관관계를 다소 구분시켜놓은 모습을 보이죠. 어떻게 보면 직업이라는건 좀 부차적이고, 굳이 딱딱한 틀에 정해놓은게 아니라 마치 '이거 하려면 이거 하고, 저거 하려면 저거 해라' 라는 식으로 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전사는 마법을 쓸 수 없고 마법사는 근접전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식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 밖에, 마비노기나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같은 게임들에서도 '타이틀' 이라는게 존재하긴 하지만 이 글은 Job system 에 대해 다루고 있으니 논외하기로 합시다.

2. 전직?

  한 때 열풍이었죠, 전직 시스템... 전직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많이 써먹는 홍보방식이 대충 곱하기 때린다음에 '??개의 엄청난 수를 자랑하는 클래스, 마음대로 키우는 캐릭터!' 라는 식으로... 여하튼, 전직이라는건 문자 그대로라면 직업을 완전히 바꾸는게 되겠지만, 불행히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임 중에서 그런 '진짜 전직' 을 할 수 있는게 하나라도 있을까요? 여기서의 전직이란 업그레이드의 개념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전직시스템의 공통점이라면, 'Base class + 2nd class + 3rd class + ~' 라는 식이겠지요. 기본 직업이 있을 것이고, 거기서 2차, 또 거기서 3차 이런 식으로 직업의 업그레이드를 함으로써 좀 더 세분화를 거치는 것입니다. 너무 여기저기서 비슷한 방식으로 울궈먹어서 그렇지, 사실 이런 방식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즐거운 시스템입니다. 레벨 똑같이 올리고 스킬 똑같이 올리고(PvP 최강 육성법 이런거 보면서)하다 보면 당연히 개성없는 캐릭터 투성이일텐데, 직업이라도 좀 세분화되고 하다 보면 자기 캐릭터에 애착이 좀 더 생기겠죠. 문제는, 이 시스템이 너무 오래됐다는겁니다. 아무리 써먹어도 '와 괜찮네' 소리 듣긴 힘들게 된거죠.

3. 여러 직업을 동시에!

  이 방식을 제가 처음으로 본게 D&D 룰을 베이스로 하는 게임들에서였습니다. 그 이후로 던전시즈2 라던지, 또 기타 온라인게임에서도 심심찮게 본 기억이 나네요.
  예를 들면, '전사' 라는 클래스로 육성을 시키던 캐릭터를 마법사로 전향시킬 수가 있다, 이런 얘기입니다. 종합적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겠죠?
  물론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아무도 못 이기는 최강의 캐릭터' 가 탄생되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런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법은 게임마다 조금씩 다른데, 모든 클래스의 도합레벨을 계산해 한계점을 지정해놓는 방법도 있고, 스킬 포인트의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으며 또는 직업 전향을 할 때 기존의 직업 능력을 다소 희생해야 하는 식으로 패널티를 주기도 합니다.
  이는 바야흐로, '최강 캐릭터' 만을 연구하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시련을 안겨주는 시스템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말 해, 진정 자기 자신만의 캐릭터를 키우고 자웅을 겨루는 재미를 느낄 기회가 생기게 된거죠. 좋은 일이지만, 인간의 위대함에 무릎을 꿇어 결국 'PvP 쩌는 캐릭 육성법' 같은 책이 나오는걸 막진 못했네요.


  잡 시스템은 총괄적인 이름이고, 사실 그 하위분류로 스킬 시스템, 성장 구조의 다변화성을 염두해둔 알고리즘 작성이나 레벨에 따른 능력치 변화와 레벨 디자인(난이도) 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통계학을 이용한 차트로 나타내서 완벽하게 눈에 보이는 그래프 식의 그림을 완성시켜야지만 진정 '잡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해본 얘기는 단지 '이러이러한게 있더라' 라는 식이니 용서해주시길 바래요. 저도 아직은 '지망생' 일 뿐이라서...[...]

  그리고, 저것들 외에도 리니지나 요즘 나온 헬게이트-런던 같은 게임들처럼 그냥 한 클래스로 주구장창 밀고 나가는 것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에는 다들 장단점들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단, 유저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낼 특별한 5%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듯이 그 동안의 명작게임들을 분석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번외 -

  제가 해본 게임들 중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잡 시스템은 바로 'Final Fantasy 3(이하 파판3)' 였습니다. 이름하여, 잡 체인지 시스템이랄까요? 파판3의 잡 시스템은 쉽게 말해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하기가 얼마든지 용이한 방식입니다. 테일즈 오브 더 나리키리 던전 2 라는 게임에서 옷을 갈아입듯, 파판3도 마찬가지로 클래스 체인지가 무척이나 자유롭습니다. 제각각의 레벨이 따로 있고, 아무리 기사 레벨이 Max 라고 해도 다른 직업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진보된 파판5의 잡 시스템은 한층 더 기가 막힙니다. 각 직업마다 주요 능력 한 가지씩이 정해져있는데, 직업 레벨을 마스터하면(즉, 만렙까지 올리면)그 능력을 다른 직업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백마법사를 마스터레벨까지 성장시키면, '백마법 사용' 이라는 능력을 얻게 되고, 직업을 기사로 해놓은 상태에서 이 능력을 장착하게 되면 기사 주제에 백마법을 사용하게 되는겁니다. 참신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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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울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