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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5/24 FM2006은 재미있습니까? (9)
  언제부터인가 FM2006(Football Manager 2006?) 라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표현이 있었죠.
  "폐인 양성 게임이다"
  그 만큼 재미있다, 중독성이 강하다 라는 것이 되겠죠? 싱글플레이를 표방하는 주제에 대단한 녀석인가 싶습니다.

  어제 국대 평가전을 보고 난 후, 축구게임이 하고싶다는 생각을 해서 FM2006에 대한 정보를 이것 저것 모아봤습니다.(위닝은 너무 어렵고 피파도 마찬가지; 차라리 머리쓰는게 낫다는 생각) 폐인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성은 제겐 오히려 즐거운 일이죠. 무언가에 미칠 기회가 생기는 것, 나쁘지 않습니다. 다소 무의미해질지도 모르지만, 이런 게임이 유저를 매니악하게 만드는구나, 라는 지식을 얻을 수 있기에 제겐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셈이죠.

  FM2006에 대한 정보수집의 결실이 맺어진 순간, 이 게임은 어떤 방법으로 유저들을 묶어놓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바둑판에서 바둑알이 움직이는 것을 구경하는게 재미있나요?" 라는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단순히 게임소개에서 그쳤던 수집된 정보들을 포기하고 더욱 세밀한 정보를 찾아나서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어는 구단주, 감독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선수들을 매매하고 훈련시키고 전술을 가다듬어 팀을 구성하는 것으로 팀의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합니다. 금전적 이익을 위한 매매도 서슴치 않는 악질 구단주가 될 수도 있고, 깔끔한 언론플레이로 상대를 조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한 마디로, 이 게임의 강점은 사실적이며 현실성이 동시에 충족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사실적인" 과 "현실적인" 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같은 뜻인 것 같지만 같지 않습니다. 사실적인 이라는 표현은 "이 게임의 주인공은 마치 우리집 옆 슈퍼 주인같이 생겼어" 라는 뜻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엄청나게 뛰어난 그래픽으로 현실의 물건인지 그래픽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라면, 그 것은 사실적인 것입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정확히 묘사했다던지, 면밀한 검증을 통해 "있었던 사실" 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 매우 뛰어나다 라고 한다면 그 것은 사실적인 것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것은 무엇인고 하니, "내가 마법사를 조종하는데 파이어볼을 발사했는데 폭발하는 순간 일어난 바람으로 내 옷깃이 날리는게 선명하더라" 입니다. 즉, 마치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눈 앞에 그러한 일이 벌어진 것처럼 표현해내는 것이죠. 이 것은 매우 현실적인 표현임과 동시에 사실적이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마법사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FM2006은 이러한 "사실적" 이고 "현실적" 인 묘사를 통해 실제 게이머 자신이 구단주, 감독이 된 듯한 느낌을 효과적으로 부여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돈ㅈㄹ로 특급 선수들만 잔뜩 사서 대충 배치하면 최강의 팀이 되지 못 하는 "현실적인" 면과, 높은 네임벨류를 가진 선수가 적절한 전술과 맞물려 굉장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사실적인" 면에서 진정 게이머는 그 성취감을 배로 느끼게 되는 것이죠. 서있으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고 했듯이 한 게임 두 게임을 이기고 리그에서 어느정도 높은 순위에 위치하면 우승도 하고 싶고 UEFA에도 나가고 싶고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가고 싶은거죠. 이러한 심리적인 인간의 욕구를 제대로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바로 FM2006이라는 것입니다. 이 것으로 FM2006의 중독성은 모두 설명이 되죠.

  그렇다면 FM2006은 왜 대대적인 열풍을 몰고오지는 못 했을까요? 국대 축구하면 사죽을 못 쓰는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시각적인 표현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스크린샷을 본 제 느낌상, 이 게임은 전략과 전술, 두뇌플레이에 중점을 둔 나머지 시각적 효과를 불필요하게 여긴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즉, 위닝일레븐같은 게임들처럼 화려한 그래픽을 가지지 않더라도, 그라운드는 달궈지고 선수들은 뛸테니 말입니다. FM2006은 이러한 세밀한 표현을 생략하고 텍스트와 음성, 바둑판의 바둑알의 움직임과 같은 표현으로 대신합니다. 이 것은 게임의 경량화에 있어 성공적인 케이스라 볼 수 있으나 대대적인 인기몰이엔 실패의 요건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래픽이 부족하면 성공하기 힘든 국내 게임시장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FM2006은 재미있습니까? 모르시겠다구요? 제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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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울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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