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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영혼의 해방을 위하여 - ![]() 김덕영 지음/인물과사상사 |
이 책이 구미를 당긴건 표지에 쓰여진 '사회학자의 눈을 통해 본...' 이라는 구절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거시적으로 바라볼 엄두는 내지 못했었다. 이유인 즉슨, 뚫어지게 쳐다봐도 이해하기 벅찬 내용을 어설프게 무언가에 버무린다는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생각 덕분이었다.
쉽게 말해서 저건 헛소리일 뿐이었다. 자고로 작업을 하다가도 잘 안풀리면 먼 산을 바라보며 동공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을 좀 더 알고 싶고 자세히 습득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런 화를 부른 것이다. 문구에 혹해서 산 이 책 덕분에 이런 편견을 떨쳐낼 수 있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은 의제를 따른다.
1. 프로이트의 일생(역사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들.
2. 정신분석학이 태어난 배경(역사적)
3. 정신분석학은 OOO이다.
4. 시대적 상황과 정신분석학의 흐름.(이견과의 충돌, 전쟁을 겪은 후의 변화 등)
5. 정신분석학의 확장(실 소제목, 사회이론과 문화이론으로 확장하는 정신분석학)
6. 정신분석학 - 나치(1차 세계대전에 투영하여 분석)
1~3번까지는 정신분석학의 태동과 의의에 대해 역사적 흐름을 더듬어가며 되짚는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기대하던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등장한다. 정신분석학의 뼈대이며 동시에 당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킨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반박하고 나섰던 이들의 주장들을 통해 다른 시각에서 보는 정신분석학의 헛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 모든건 이론에 지나지 않으므로 어느 것이 맞다 라고 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
내심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머리말이다. 폭넓은 지식과 논리적인 문장으로 철두철미한 이야기꾼으로써의 이미지가 풀풀 풍기는 본문과는 달리, 나름 진솔한 맛이 베어나온다. 어렸을 적부터 현재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대한 자서전적 이야기들과 정신분석학에 가지고 있다는 '애증' 을 풀어내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쏠쏠하게 읽힌다. 머리말이어서 망정이지 '마치며' 라던지 '집필 후기' 같은 식으로 책 말미에 쓰여져 있었다면 책 본다고 펼쳤다가 침 질질 흘리며 잠들었을지도 모른다.
한 편으로는 실망한 부분이 있다. 분명 서두에 '초보자에겐 적합하지 않은 책이다' 라고 밝혔음에도 정신분석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론적 내용이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사실 어줍잖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면 진정 '사회심리학적 시각으로 비판하는' 내용을 기대했던 독자들이 느꼈을 지루함은 생각 외로 짙을 수도 있다. 정신분석학을 좀 더 이견으로써 통찰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불편함인데, 각주로써 달아놓은 듯한 부분이 책의 가장 마지막장에 한 번에 모여있다. 예를 들어서 ~~~~였다. ⑴ 라는 식으로 달렸다면 이 1번 각주는 책의 404페이지, 맺음말보다도 뒷 부분에, 책의 각주 전체 내용과 함께 묶여있다. 덕분에 내 책의 404페이지는 현재 꼬질꼬질하다. 이런걸 의도한거라면 모르지만, 왜 해당 내용의 하단에 각주를 넣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여백도 충분했고, 분량이 늘어나 페이지 수가 늘어버리는게 싫어서 그랬다 라고 한다면 그 출판사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인물과 사상사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하진 않기에, 더욱 아쉽다.
정신분석학은 자칫 이를 탐하는 학자적 인물들의 소양을 채워나가면서 스스로를 아집에 빠진 독선적 인물로 변모시킬 위험이 있는 학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하나 하나 알아가면서 기존 사회의 통념을 어느정도 깨트리고 나면 '난 이렇게 멋진걸 배우고 있어' 라면서 잘난 척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이런 경험이 있고 당시의 나는 쓸데없이 이곳 저곳에 정신분석학의 우월함을 설파하려 애를 썼었다. ≪프로이트, 영혼의 해방을 위하여≫ 는 이런 편협적 시각과 건방짐을 해소시킬 수 있는 멋진 책이다. 자신이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있고 관련 서적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다면 한 번쯤 거쳐가야 할 교두보가 아닌가 한다.
감명깊었던 구절
...이렇게 해서 나치 시대에 총통은 이상화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상화된 총통은 대중들에게 "가시적으로 존재하는 그 자신들의 자아이상" 이 되었다. 즉, 그들은 "총통" 이라는 대상을 '자아이상의 자리에 앉혔던' 것이다. ...총통은 독일인들에게 자아의 일부분이 되었던 것이다.
히틀러가 1차 세계대전에서 실패한 후의 독일 사회, 38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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