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얘기들/상념들'에 해당되는 글 34건

  1. 2010/07/26 설레인다.
  2. 2010/07/06 집으로 가는 길.
  3. 2010/04/05 변신. (2)
  4. 2010/02/03 난 더 나아지고 있다. (2)
  5. 2009/12/06 첫 눈 (2)
  6. 2009/11/26 떠나가는 가을에게
  7. 2009/11/24 그녀는
  8. 2009/11/04 어울리는-. (2)
  9. 2009/11/02 겨울이 온 것 같구나. (2)
  10. 2009/10/26 정신분석은 얼어죽을. (6)


요즘 하늘을 보면 참 설레인다.
비온 뒤 맑게 피어난 구름들과
기분 좋게 찰랑이는 간 밤의 빗물들,
콧등을 간지르는 알싸한 냄새는
이제 막 떠오른 여름 햇살의 향취.
모든 것이 싱그럽다 여겨지던 그 날
내 가슴은 널 떠올리며 설레었다.

요즘 하늘을 보면 참 설레인다.
흐릿한 먹구름이 하늘을 채우고
매마른 거리를 덮은 시원한 그늘과
옷깃을 흔드는 바람에 실려 오는
지난 날의 널 떠올리는 부드러움.
모든 것이 아름답다 여겨지던 그 날
내 가슴은 널 그리며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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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걸었다. 땀이 났다.
조금 빨리 뛰었다. 옷이 젖었다.
미친 듯이 달렸다. 발이 아프다.
거리는 한산한데 소란스럽다.
그 소음을 견딜 수 없어 더 뛰었다.

구두가 벗겨졌다. 잠시 멈췄다.
뺨 위로 흐르는 땀방울이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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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하면 떠오르는 그림.


왜 인간은 변신을 꿈꾸는가.

오래된 질문이다. 내가 가졌던 어떤 질문보다도 오래되었다.
처음 이 질문을 던진건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였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이었다. 6살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로봇이 자동차가 되고 다시 로봇이 되고 비행기가 되었다가 배가 되고
그저 조약돌만한 손으로 이리저리 매만지며 갖고 노는게 좋았다.
그러다가 그 로봇 장난감에 질려갈 때 즈음 이런 생각을 했다.

"왜 이 로봇이 변신하는게 재밌게 느껴졌을까?"

다른 변신로봇에는 재미를 못느끼면서.

그럼 변신에 대한 흥미가 아니라, 그 로봇의 디자인이나 견고함,
로봇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가 겹쳐 탄생한 재미인걸까?

어느 한 쪽으로 몰려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변신이라는 것 자체에 신비로운 감성을 가짐은 부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드라큘라가 왜 박쥐로 변신하는지, 늑대인간은 왜 보름달이 뜨면 털로 뒤덮이는지
카프카는 왜 가장을 바퀴벌레로 만들었는지
이 모든게 하나의 키워드로 종합된다.

변신.

왜 인간은 변신을 꿈꾸는가.
질문의 고리타분함에 앞서,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내가
조금은 무력하게 느껴지곤 했다.여느 때나 그랬다. 매번 질문만 던지고 말았다.

게임에서 변신이 나오면 굉장히 흥미를 느꼈다.
A에서 B로 변신했다가 다시 A로 변한다는 점.
만일, 영원히 B로 바뀌어버린다 라고 하면 흥미가 덜할 것이다.
그것을 "변신" 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냥 "변했다, 바뀌었다" 라고 하겠다.

A는 현재의 나를 상징한다.
변신 전의 A는 고리타분하고 재미가 없으며 무난하지만 특색이 없다.
변신 후, 즉 B는 특별하다.
나의 욕망을 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강력하고, 특별한 외모에, 개성이 넘치면서도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는데에 더 쉽고 재밌어야 한다.

이런 기존 변신물들에 대한 특질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금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되고 싶다"
라는 것 밖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변신이 아니라 그냥 스스로 더 강해지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늑대인간이 되는 것 보다, 늑대인간처럼 힘이 강해지면 되는 것 아닌가?

인간은 본래 보수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가설이 있다.
그 시초는 방랑에서 농경으로 종족의 삶의 방식을 바꾸면서 시작된걸로 보인다.
지키고자 하는 방어적 성향은 현재의 안정을 해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
변화를 싫어하고, 비교적 안전하고 만족적인 현재에 안주하려는 성향.
현재가 스스로의 안위에 문제를 줄 정도로 나쁜 상황이라면 변화를 꿈꾸지만
그게 아니라면 안주하려는 성향이 분명 크다.

변신으로 뭔가 멋진 모습이 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진정 "현실" 이 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여긴다.
가령, 이 글을 쓰는 내가 등뼈에 날개가 돋아 하늘을 나는 모습으로의 변신을 꿈꿔도
실제로 내 등에 날개가 돋으면 난 돌연변이 취급을 받으며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순간 날개가 돋아 날아다닌다 해도
또 내가 원하는 순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다른 이들과 어울리길 바란다.


변신은, 일탈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직 명확한 정의는 내릴 수 없지만 스스로를 납득할 만한 설명은 찾은 것 같다.


난 지금 변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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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이야, 날 움직이고 있는건![?]


  한 때 난 직장에서 발언력이 꽤 있었다. 내가 하는 말에 사람들은 주목했고 내가 해놓은 일은 칭찬 일색이었으며 반론이나 수정의 여지가 없이 그대로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능력이 있다고 했다. 날 신뢰했고, 칭찬했다.
  난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다. 내가 잘 하기 때문에,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날 지적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고 여겼다. 난 자만했다. 내가 본 나는 잘난 놈이었고 능력자였고 안되는게 없는 '가능성' 덩어리였다. 젊은 피는 오판에 얼룩져 폭풍우가 몰아쳐도 씻길 줄을 모른다. 끈적한 기름 때처럼 들러붙어 떨어질 줄 모르던 자만심은 날 그렇게 좀먹고 있었다.

  그 더러움이 가슴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날 괴롭히고 나면, 진정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 라는 위기 의식이 창궐한다. 난 회사를 그만두었고 - 약간의 계기가 있었지만 핑계일 뿐인 것이다. - 예전의 '우물' 에서 큰 소리 좀 치던 개구리로써의 나를 벗어던지기로 했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손을 벌렸다. 다행히, 하늘이 불쌍히 여긴 나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손에 이끌려 간 곳은 불구덩이었다. 이제, 난 내가 가진 능력들을 맘껏 발휘하고 가능한 한 노력했다 라고 서술해도 모자르지 않을 정도로 구슬땀을 흘려도 칭찬과 찬사를 보장받을 수 없는 현실을 만났다. 내 노력은 보상을 약속하지 않는다. 노력을 발 밑에 깔고 더 높이 뛸 수 있는 탄력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노력만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

  한 순간이라도 긴장하지 않으면 낙오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지금의 나를 움직이고 있다. 난, 드디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만났다. 발전은 공포심이 만드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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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에 쌓인 눈처럼
아름드리 소복하게 쌓인 첫 눈처럼
너와 나의 사랑이란 그랬나보다,
같은 듯 다름에도 그렇게 사랑했다.
내가 좇던 사랑이란,
네가 찾던 사랑이 아니었나보다
네 가슴을 더듬으며 찾았던
그 사랑은 내가 그리던 사랑이 아니고
우리는 서로 다른 무언가를
서로에게 찾다 지쳐 쌓여갔나보다.
소복히 쌓인 서로의 어긋남이
첫 눈이 스르륵 밟히고 녹 듯
새하얗던 몸에 검은 때를 묻히고
오지도 않은 봄을 찾는 듯
아스팔트 사이로 몸을 감췄나보다.
그렇게 우린 서로를 잊어갔나보다.

첫 눈이 오던 날 널 떠나 보내고
되돌아온 내 자리에 네가 없듯이
첫 눈이 녹아내린 거리 속에서
설레이던 처음이란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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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는 회색 빛깔의 겨울 나무에겐
발치에서 꿈틀대는 낙엽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부르르르 떨다가도 금방 울어버릴 듯이
지 손목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성급히 갈색을 떨쳐버린 도시 풍경 속에서는
따스한 햇살마저 새하얗게 질려버린다.

그저 추위가 싫다 하여 널 찾는게 아니라
만연했던 붉은 빛깔이 그리워 네 모습 그린다고,
그런 그리움이 멈춰버린 심장을 뛰게 하고
찬 바람 눈치보며 움츠렸던 몸을 곧게 세우고
너 앉았던 작은 의자에서 네 외로움 줏어담아
지친 듯 내려앉은 네 한 숨에 함께 실어 보내리다.

무언가에 쫓기듯 내 손길을 뿌리친 네 모습엔
이 곳에 더 이상 널 그리며 쓰다듬을 것이 없음을
해가 뜨고 지듯 저 또한 갈 수 밖에 없음을
미리부터 일러주는 서글픈 몸짓이 있었다.
가리라, 갈 것이라 말해주지 못했던 너에게
원망하는 대신 그것은 애정이었다 말하고 싶다.

잘가라, 내 궁구함에 질려버린 연민의 계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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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한 떨기 꽃이었다.
골목길 사이사이로 뻗은 잡초마냥
보도블럭 사이로 피어난 작은 들꽃
거친 발길에 아랑곳 않고 피어난
유독 눈에 들어오던 아름다움이었다.

그녀는 잘 익은 열매였다.
멋드러진 나무 아래 매달린 모습이
한 입 물면 그렇게 맛있을 것만 같고
담 너머로 뻗은 손 닿지 않아 아쉽던
청초한 붉은 빛을 띈 싱그러움이었다.

보는 이를 아쉽게 만들던 그녀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고 냄새를 맡고
내 것인 냥 들고 다니고픈 것이어서
사뭇 나를 죄스럽게 여기게 만들던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남의 허리춤에서 흔들거리던 녀석을
남 몰래 훔쳐 달아나던 시절의 나는
이것이 나를 욕되게 해도 상관없고
이로써 내가 죽일 놈이 되어도 좋다고
그래도 난 이것을 가졌다 여겼다.

이윽고 난 그녀의 아름다움이
아름답기 때문에 날 아프게 한다고
죄책감에 물들어 옴싹달싹 못하고
그저 입만 들썩거리며 아픔을 토하며
결국 내 죄를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곱고 아름다움이 죄이며,
나는 죄 가짐이 아픔이 되었다.
그것이 훔쳐진 것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평생을 지고갈 죄스러움을 안고
아름다움으로 견뎌내보려 애를 쓴다.
그 죄 내것임을 애써 숨기려 해본다.
내 두려움이 그녀를 더럽힐까 걱정한다.
차라리 내 손 거두었으면 좋았지 싶다.

그녀는
그 길에 피어서 아름다운 꽃이었고
그 나무에 열려서 달콤한 열매였고
그의 것이었기에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내 욕심이 모든걸 망쳤을지도 모른다.
그 누가 나를 벌할까 기다려도 보지만
그가 내게서 그녀를 데려갈까 두려워
그저 웅크린 채 울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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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한 잔으로 찾아보려 했던
여유란 녀석은 온데간데 볼 수가 없고
어울릴 리 없는 담배 한 개피가
머리 속을 뱅글뱅글 헤집어놓고 다니니
이토록 안 맞는 앙상블이라 하며
달콤한 커피가 네 짝이 아니더냐 짖고
구토로 찌든 번화가 한 복판 마냥
지끈대는 머리가 곧 내가 아니냐 싶고
이대로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해
다가오는 퇴근시간 기다리다 지쳐버려
말문이 잠기고 당신은 다가오고
이 못난 한량에게도 어울리는 당신이라
미안해 멀쳐내려니 내가 힘들고
그대로 안아보니 이토록 두근대는 것이다.

우린 참 잘 어울리나보다.
내 힘든 하루에도 그렇게 어울리는 청량제-.



힘들다고 쓴 뻘글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다니
나도 제대로 콩깍지 씌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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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렇게 되겠지?


아직은 달력이 가을냄새를 풍기고 있지만
떨구어진 낙엽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지난 밤에는 더워서 입지 않았던 외투인데
오늘 아침엔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고
바삐 움직이는 출근길 사람들 사이에서
매일처럼 느껴지던 혼잡한 열기를 볼 수가 없다.
하늘이 비추어 환히 빛나는 흐릿한 백색 도시에
활기를 비틀어 쥐어 짜낸 듯 신음만 난무하니
그 사이로 불어오는 칼처럼 날카로운 바람에
쉴 새 없이 베어지는 내 살갗은 쓸쓸하고
온 몸을 웅크리며 그리운 내 님 생각해봐도
발을 뻗어 나아갈 수록 더 멀어질 뿐인 것이라
아, 겨울이 와도 따스해질 것만 같았던 우리가
이 추위에 오히려 잔인하게 식는 것인가
멈춤없이 두근대는 나로 하여금 따스한 것은
오로지 두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 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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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게 단 한 번의 사랑을 허락한다면
만일 내게 세상 단 한 사람만 사랑하라면
온 세상에 퍼지는 꽃 내음 사이에서
그대를 찾으러 내 발걸음 돌리리다
계절이 꽃처럼 지고 부는 바람에 서리가 내려도
그리는 마음 서러운 손짓은 깊어만 지는데

만일 내게 단 한 번의 그리움을 바란다면
만일 내게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믿으라면
스러진 볏잎 사이로 흐르는 가을바람
스치듯 흘러대어 그대에게 가겠어요
어둠이 꽃잎되어 달빛에 슬픔을 비춘다고 해도
그 마저도 내 눈엔 그대 미소로 보이누나

만일 그것이 세상 단 하나 뿐이라 해도
결국은 당신이기에 두 눈 감아 오늘을 보냅니다.




20가지도 넘는 질문을 주우욱 써내려가다가
나도 모르게 손이 멈추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이게 다 뭘까.
사랑하는가, 언제까지인가, 나한테 질리진 않을까, 날 보는 눈이 변하지 않을까.
이건 다 불안 아닌가. 결국 난 아직도 불안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
믿지 못하는 것인가. 이렇게 비겁한 자식을 사랑하다니, 그대가 불쌍해...
그저 온 몸을 기대었다가 무너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꼴 밖에 더 되는가.

믿음이 부족했던 탓에 난 눈 앞의 사랑에 집중을 못한 것인가.

하지만 난 믿는데...

아무리 열심히 생각을 해보고 고민하지 않으려 해도
떠오르는건 사랑한다, 이 말 뿐이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조금 흔들려서 미안하다, 이젠 믿을께...
배신당할게 무섭고 두려워 믿음을 다 주지 못한게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두려울 일이 없다는 생각에 미소만 지어지누나.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고민들은, 그저 사랑해서 생기는 것들이니까,
머리를 배우고 단지 사랑만 하고 있으면 해결 못할 일 없겠지.

사랑합니다, 나보다 더, 당신보다 더 사랑할께요.









이 글은 염장 글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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