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동네를 지나다 보면 보이는 구멍가게 앞에 서면
군것질 생각에 군침을 흘리지 않게 되고
담배 생각에 입이 텁텁해진 것은.



언제부터인가.
맑은 하늘 탁 트인 경치에 두 눈을 담그고 서면
놀러갈 생각에 근질거리지 않게 되고
그저 한량인 스스로가 싫은 것은.



예전엔, 그저 어렸던 지난 날엔
오백원짜리 하나 들고 동네를 거닐면
그 길이 내 길이요 그 날이 내 날이니
그저 아는 체 하는 동네 아주머니 내 식솔인 양 반겨주고
방긋 방긋 웃어대며 춤이나 춰대던 때가 있었지.
구멍가게를 들렸다 나오면
잔돈 이백원과 과자 한 봉지로 세상을 얻곤 했지.
난 그 때가 좋았다네, 발걸음 가볍던 그 때가.
발자국 하나 남겨놓고 이유를 묻는 지금보다
이유없이 웃어대며 지랄 발광을 해도 허물없던
그 때의 내가 난 참 좋았네.

어찌 난 지금의 내게 미래를 강요하고 묻고 뜯는지.
현재에 늘러붙은 찌든 때를 박박 문데 하수구에 버릴 망정
그게 미래로 향함은 단정하지 말아야 하는데.
난 그저, 내 현실이 그대들의 미래가 되었을 때
그제서야 아 그랬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고 싶은데.

왜 내 눈은,
하늘을 보고 하품을 하고 땅을 보고 절을 할 여유도 없나.
하염없는 원망에도 비용이 드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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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울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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