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겨어어어어우우우우울 아울베어

카테고리

전체 카테고리 (726)
블로그 소식 (50)
사는 얘기들 (410)
게임 이야기 (107)
문화생활 (70)
기타 관심거리 (3)
사진찍는 곰 (86)
Total354,846
Today202
Yesterday283

달력

« » 2010.0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달린 댓글

그녀는 한 떨기 꽃이었다.
골목길 사이사이로 뻗은 잡초마냥
보도블럭 사이로 피어난 작은 들꽃
거친 발길에 아랑곳 않고 피어난
유독 눈에 들어오던 아름다움이었다.

그녀는 잘 익은 열매였다.
멋드러진 나무 아래 매달린 모습이
한 입 물면 그렇게 맛있을 것만 같고
담 너머로 뻗은 손 닿지 않아 아쉽던
청초한 붉은 빛을 띈 싱그러움이었다.

보는 이를 아쉽게 만들던 그녀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고 냄새를 맡고
내 것인 냥 들고 다니고픈 것이어서
사뭇 나를 죄스럽게 여기게 만들던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남의 허리춤에서 흔들거리던 녀석을
남 몰래 훔쳐 달아나던 시절의 나는
이것이 나를 욕되게 해도 상관없고
이로써 내가 죽일 놈이 되어도 좋다고
그래도 난 이것을 가졌다 여겼다.

이윽고 난 그녀의 아름다움이
아름답기 때문에 날 아프게 한다고
죄책감에 물들어 옴싹달싹 못하고
그저 입만 들썩거리며 아픔을 토하며
결국 내 죄를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곱고 아름다움이 죄이며,
나는 죄 가짐이 아픔이 되었다.
그것이 훔쳐진 것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평생을 지고갈 죄스러움을 안고
아름다움으로 견뎌내보려 애를 쓴다.
그 죄 내것임을 애써 숨기려 해본다.
내 두려움이 그녀를 더럽힐까 걱정한다.
차라리 내 손 거두었으면 좋았지 싶다.

그녀는
그 길에 피어서 아름다운 꽃이었고
그 나무에 열려서 달콤한 열매였고
그의 것이었기에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내 욕심이 모든걸 망쳤을지도 모른다.
그 누가 나를 벌할까 기다려도 보지만
그가 내게서 그녀를 데려갈까 두려워
그저 웅크린 채 울고만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사는 얘기들 > 상념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눈  (2) 2009/12/06
떠나가는 가을에게  (0) 2009/11/26
그녀는  (0) 2009/11/24
어울리는-.  (2) 2009/11/04
겨울이 온 것 같구나.  (2) 2009/11/02
정신분석은 얼어죽을.  (6) 2009/10/26
Posted by 아울베어
TAG , , , ,